육아 Style

[출산후기_2] 울산 산부인과 / 울산 보람병원 1인실 _ 제왕절개 수술후기

대만깜비 2022. 6. 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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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로 확정이 되고, 여러 가지 수술 후기들을 찾아보는 데 

상세한 후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제가 작성한 글이 제왕을 앞둔 어떤 산모님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을 해봅니다. :)

 

 

2022-06-20, 제왕절개 수술을 위해 입원을 했어요. 

저의 수술 시간은 2022-06-21 오전 9시였답니다. 

새벽 중간중간에 간호사 선생님들이 오셔서 체온 측정 및 혈압체크를 하시고, 

아침 7시에는 보호자 식사가 나와요. 

수술하는 산모는 자정부터 금식이기 때문에 아침밥도 없답니다. 흑흑 너무 배가 고팠어요! 

물도 금지! 껌도 금지! 그냥 침 외에 삼킬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리고 수술 전 머리고무줄 2개를 주시면서 양갈래로 묶어라고 이야기를 하세요. 

노란 고무줄을 주시길래 나중에 풀 때 너무 따가울 것 같아서 

마스크 끈을 끊어서 양갈래로 묶었어요. (철사가 없는 거면 어떤 고무줄로 묶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8시 반쯤 수술실에서 선생님 두 분이 올라오세요. 

환자복 안에 입고 있는 속옷 모두를 벗어라고 이야기하신 후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하셔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 

병실 앞에 놓여있는 침대에 눕습니다. 

그럼 이불을 덮어주시고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수술실로 이동합니다.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남편이랑 인사를 나누고, 저는 회복실 같은 데에서 잠시 대기를 해요. 

약 5분정도? 대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조금 무서웠어요. 혼자 남은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수술을 잘 받을 수 있을까, 마취는 잘 될까? 하는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마취가 잘 되도록, 수술이 잘 이루어져서 아기가 나올 때 아무 일 없도록, 수술 마무리까지 잘 되고 

수술실 모든 선생님들의 컨디션이 오늘 최고 컨디션이도록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하다 보니 

저를 데리러 오셨어요. 

그렇게 다시 저의 침대 바퀴가 굴러굴러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간호사 선생님들이 분주하게 수술 준비를 하고 계셨고, 

저는 지금 누워있는 1인 침대보다 더 작은 침대로 옮겨 눕게 되었어요. 

쪼꼬미 침대에 오른쪽으로 돌아 누워서 새우 등 자세를 하라고 하세요. 

다리를 무릎을 굽혀서 배쪽으로 당기고 머리와 목을 굽혀서 굽힌 다리를 잡으니

"마취과 선생님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드라마에서 보던 대사가 들려요. 

잠시 뒤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저의 척추를 알코올 솜으로 슥슥 닦으시면서 손톱으로 꾹꾹 누르시더니 

"마취 시작합니다."라고 하세요. 

얇은 바늘이 제 척추 사이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고 조금 지나면서 다리 쪽으로 뭔가 기분이 오묘한 느낌의

액체가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엄청난 아픔은 아닌데 살짝살짝 아픈게 쭉 이어지는 게 이때 가장 무서웠어요. 

꽤 오랜 시간동안 마취를 했던 것 같아요. 

다리가 이상해지는 게 느껴지면서 "바르게 누우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우니 저의 양쪽 팔을 옆으로 벌리고 손목을 묶으시더라고요. 

그 후 소변줄을 꼽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아프지는 않지만 소변줄을 꼽는 느낌이 들어요.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다리를 움직여보고 싶어서 움직이려고 했는데 진짜 아무런 느낌이 안 들어서 진짜 무서우면서도

마취가 된 게 다행이다 싶었어요. 

코로 숨을 들이키고 입으로 내쉬고, 그렇게 반복해서 큰 숨을 쉬고 있으니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괜찮다고, 위로의 이야기도 해주시고 손도 잠시 잠시 잡아주셨어요. 

 

조금 누워 있으니 담당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저에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시면서 웃어주셨어요.

거의 10개월 가까이 저와 츄츄를 돌봐주셨던 아는 얼굴이 등장하니 진짜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수술이 시작되었어요. 저는 눈만 꿈뻑꿈뻑 숨만 푸우 푸우 쉬고 있었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아기 나올 때 저희가 배를 위에서 아래로 누를거에요. 그때 조금 아플 수 있어요."라고 하시면서 제 손을 꽉 잡아주셔서 저도 그 손을 의지하며 "네"하고 대답을 했어요. 

그러더니 저의 배를 누르는 게 느껴지고, "8시52분 여자아기 태어났습니다."라고 하는 또 드라마 속 대사가 들렸어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으니 "아기 닦여서 보여드릴게요."라고 하신 후 아기를 보여주셨는데 거의 기억이 잘 안 나요. 

하반신 마취를 하면서 뭔가 같이 마취가 된건지 ㅋㅋ 본 기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어요..(?)

그 후 저는 수면마취로 잠을 청하게 되었고, 수술 처치가 마무리될 때쯤 저는 잠에서 깨었어요. 

잠에서 깬 후 다시 침대에 실려서 수술실 밖으로 나갔는데 남편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티는 내지 않았지만 걱정 많이 했고, 마음 많이 쓰면서 기다렸을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웃으면서 남편에게 인사를 해주었어요. 

고생했다면서 얼굴을 쓰다듬어주었던 것 같은데 이 기억이 맞는지 ..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실로 올라와서 저의 침대로 저를 옮겨주시고 

주의사항 여러 가지를 남편에게, 저에게 전달을 해주셨어요. 

 

* 배 위에 올려놓은 모래주머니를 빼는 시간을 알려주셨어요. 

* 6시간동안 머리를 절대로 들지 말라고 하셨어요. 

- 하반신 마취를 한 마취액이 머리로 올라오면 절대 절대 안 되니, 절대로 고개를 들면 안된다! 고 하셨어요. 

* 6시간 후에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오전 9시 30분쯤부터 자다 깨다 반복하며 회복을 하고 있었어요. 

제왕절개 수술 후 다리가 많이 붓기 때문에 미리 구입해 둔 압박스타킹을 신랑이 신겨주었어요. 

조금씩 오른쪽 다리부터 마취가 풀리는 게 느껴져서 다리를 까딱까딱 움직여 보았어요. 

왼쪽 다리도 마취가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양쪽 다리를 움직여보고 고개도 양 옆으로 움직이고 팔도 움직여 보았어요. 

 

 

저는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까지 달아달라고 미리 요청을 드렸었어요. 

아프기 싫어 싫어 ~ ~ ~ ~!!

무통주사는 15분에 한 번씩 제가 직접 누를 수 있는 통증 완화를 도와주는 진통제예요. 

페인 버스터는 수술부위에 직접적으로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진통제예요. 

 

오후 4시쯤 부터는 고개를 들 수 있어서 물도 마시고, 침대를 올려서 앉아있어 보기도 했어요. 

누워있는 게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오후부터 밤까지는 거의 앉아있었던 것 같아요. 

 

휴대폰에 온 축하메세지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고마운 마음에 눈물도 혼자 울컥울컥하면서 정성스럽게 답장도 했어요. 

남편은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를 가족분만실에서 기다렸대요. 

기다리다보니 아기를 데리고 와주셨고, 아기의 손과 발, 생식기 등등 확인시켜주신 후 

아기와 인사할 수 있게 해 주시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주셨더라고요. 그 사진 보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저도 빨리 보고싶었어요~ 

이 날까지도 저는 물 외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대신 포도당을 맞춰주셨답니다. 

 

수술 후 자궁 속에 있던 오로가 나오는 걸 대비해서 엉덩이 아래쪽으로 산모패드를 깔아 두셨어요. 

한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오로가 나와서 패드를 가득 채우면 안되나봐요~ 그래서 중간중간 와서 체크해주시고 갈아야 할 때 간호사님께서 패드 교체도 도와주셨어요. 

수액과 포도당을 계속 맞고 있어서 소변줄을 통해 나오는 소변도 중간중간 계속 갈아주시고, 양도 체크하시더라고요. 

 

 

보람병원의 신생아 면회시간은 오전 11:30 ~ 12:00 / 오후 19:30 ~ 20:00 (입원환자 기준) 이에요. 

신랑은 저녁 시간에 맞춰서 신생아실에 면회를 갔어요. 

가서 영상을 찍어 왔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되게 반갑고 저도 빨리 보러 가고싶다는 마음이 가득가득했어요!! 

신생아 면회실은 2층에 있어요. 

아기 확인증을 가지고 가서 면회실 입구에 있는 바코드 인식기에 아기 확인증 바코드를 인식해주면

면회 신청이 접수되고, 방송으로 산모 이름을 부르면 들어가면 아기가 유리 안에 누워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수술 다음 날 오전에 소변줄을 빼준다고 하셔서 소변줄을 빼자마자 열심히 걸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렇게 침대와 한 몸이 된 채로 저의 6월 21일이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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